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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5.10. 대구 MBC 라디오 여론현장-"학교폭력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노윤호 변호사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1-02 14:57
조회
2190

 

 

 

변호사님께서는 지금까지 500여 차례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와 학폭 소송을 진행해오셨는데.. 학교폭력을 전문적으로 다루신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처음부터 학교폭력 사건을 전문으로 해야 겠다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고요. 법무법인에서 생활하다가 2016년에 개업 하면서 우연한 기회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이 되면서 학교폭력 사건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 저 어릴적 학교 때와는 다르게 법정기구인 학폭위를 통해 학교폭력 해결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이렇게 활동한 내용을 수기 형식으로 블로그에 게시 하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폭력 변호사를 검색하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생소했던 때라, 학교폭력에 어려움을 겪으신 부모님들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블로그를 보시고 상담을 요청하셨고, 사건을 진행하게 된 것이 쌓이면서 학교폭력을 전문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 과거 치고 박고 싸우던 것과는 또 다른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과거 학교폭력이라 하면 소위 일진, 불량학생들이 때리고, 돈을 뺏고 하는 형태였다고 하면, 지금은 이런 일진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고,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에 연루되기도 한다는 거에요. 또 그 형태도 어른들이 알지 못하게 교묘하고 은근한 형태로 학교폭력이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으로 SNS를 이용해 저격글을 올리는 사이버폭력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사이버 폭력이 굉장히 많아졌다고요? 기억에 남는 몇가지 사이버 폭력 사레를 말씀해 주신다면요?

네, 사이버폭력은 다른 형태의 학교폭력과 병행해서 발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요즘 학생들에게 SNS는 교실의 연장선으로 학생들끼리 주로 소통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24시간 물리적, 시간적 제약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사이버폭력이 계속 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학생들이 다 보는 페이스북에 피해학생에 대해 욕설, 사진을 게시하고, 집단 폭행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올리거나 동영상으로 게시하는 것이 사이버 폭력의 사례중 하나입니다.

 

지금도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에서 진행하는 절차가 마련이 되어 있긴 하죠? 절차가 어떻게 됩니까?

학교폭력이 신고되거나, 선생님이 학교폭력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전담기구가 구성되고, 이 전담기구에서 가,피해학생, 목격학생들을 상대로 사안조사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전담기구란 학교폭력을 담당하는 생활부장 선생님, 학년부장 선생님, 상담선생님들로 이루어지구요. 이렇게 사안조사가 마쳐지면 학부모 위원, 교사위원, 변호사, 학교폭력전담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개최되고, 학폭위에서는 피해학생, 가해학생 측 진술과 사안조사 내용을 보고 가해학생 선도와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어떤 조치를 내릴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만약 내 아이가 맞았다거나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는다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장 쫓아가 가해학생을 혼내야 할지- 아니면 가해학생의 부모나 담임 교사에게 따져야 할지많이 고민이 될 것 같아요?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알린다면 가장 먼저 하셔야 할 일은 아이에게 정확한 피해사실을 듣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군가로부터, 어떤 가해행위를 당했고, 그때 주변에 본 학생들은 누가 있는지, 아이의 심정은 어땠는지, 몸에 다친 부위는 있는지, 사이버폭력이라면 사이버상의 남겨져 있는 상황을 캡처해서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제대로 사실관계도 모른 채 감정적으로 대응해서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사례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거든요. 예를 들어 가해학생은 따로 있는데 어머니가 다른 아이를 가해학생이라고 오해해서 다짜고짜 학교에 찾아가 그 아이 뺨을 때린 사례도 있었고, 가해학생을 찾아가 혼내다가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담임선생님께 알린 후 담임선생님을 통해 가해학생 부모님께 알려서 재발 방지를 약속 받고 화해 선에서 마무리 하던가, 그게 안 되는 상황이면 학교폭력 신고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받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자녀가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걸 알게 됐다면,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굉장히 부모로서 당황스러울 것 같거든요.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해학생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아이로부터 가해사실을 정확하게 듣고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이가 왜 학교폭력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그 동기와 이유에서부터,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 무슨 일을 했는지, 왜 했는지, 목격한 학생들은 누구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일단 학교폭력이 발생했다고 연락 받으면 제대로 된 사실관계도 모른 채 피해학생 부모님께 죄송하다고 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정작 피해학생 부모님 측에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사과한다고.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오히려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또 피해학생 측에서 과장해서 부풀려 주장 하는데 학폭위 때까지는 그런 사실도 몰랐다가 중징계가 나오고 나서야 아이와 이야기 해보고 사실이 아니었다고 억울해 하시는 경우도 있구요. 정말로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아이가 또 다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게 지도하고, 아이에게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또 조기에 사건을 해결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아이와 대화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누구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가장 좋은 해결법은 어떤 해결법일까요? 그리고 이 방송을 듣고 계실 학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누구나 학교폭력의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면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늘 말씀 드립니다. 여기서 어른들의 개입이라는게 소송으로 가라, 법적으로 해라라는 것 아니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의미가 절대 아니고요. 아이들은 자체적으로 학교폭력을 해결할 능력이 아직 없습니다. 피해학생은 스스로 자기를 지킬 능력이 없고, 가해학생도 스스로 자신의 가해행위를 제어할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피해학생 부모님이라면 조기에 학교 측에 피해사실을 알리고, 아이를 보호하셔야 하고, 가해학생 부모님이라면 아이에게 폭력성향은 없는지,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심도 있게 고민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셔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마지막으로 목격학생이 될 수 있는 다수의 부모님께도 말씀 드리면, 정의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치시지만 정작 교실에서 일이 생기면 괜히 연루될까봐, 귀찮아서, 공부에 방해된다고 진술하지 말라고 말리시는 부모님들이 계세요. 그런데 정말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 교실, 학교 분위기이거든요. 폭력을 알리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가르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