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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3.11. [연합뉴스] '삼촌 패키지' 학폭 해결사인가 또다른 폭력인가 -노윤호 변호사 인터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3-12 15:16
조회
238

 

(서울=연합뉴스) 학교 폭력 가해자를 찾아가 대신 응징하고, 그 부모에게까지 사과를 받아주는 사람들.웹툰 속의 한 장면인데요. 학교폭력 피해자 대신 그 가해자와 부모에게 속 시원히 복수하는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만화 속 세상이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요.

학교폭력 전문 심부름센터 정말 있는 걸까요?

일명 '삼촌 패키지'로 불리는 이 상품은 가해자나 그 가족을 찾아가 폭력 행위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서비스인데요.

금액에 따라 그 방식도 다양합니다.

심부름센터 대표 A씨는 피해자의 등하굣길에 동행하거나 현장에 잠복해 눈에 띄지 않게 피해자를 보호해주는 등 방식에 따라 2일에 약 300만원, 3일에 500만원 등 종류와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밝혔는데요.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오죽하면 저럴까 싶네요. 내자식 죽을 수도 있는데 돈이 아깝진 않을듯"

"결국은 삼촌 vs 삼촌 구도로 번지겠다.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꼴이네"

'자식의 안전을 보장할 수만 있다면 돈이 뭐가 대수냐'는 의견도 있지만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할 거면 법이 왜 있겠냐'며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질까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사설 업체의 사용이 자칫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뀌는 상황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변호사는 '합법적인 과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업체들의 설명과 달리 자칫 피해 학생임에도 가해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노 변호사는 "분명히 불법적인 요소들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삼촌패키지와 유사한 방식으로 피해 학생이 가해자가 된 상황들도 있었고, 심지어 그 아버지가 형사처벌을 받았던 사례도 있었다. 그래서 업체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냥 합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업체 직원들이 가해학생을 찾아가 공포심을 느끼도록 위협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면 형법 제 283조 협박죄 또는 제 324조 강요죄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는데요.

만약 피해 학생이 해당 업체의 불법적인 대응방식을 알고도 해결을 의뢰했다면 교사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 31조에 따르면 '타인을 교사하여 죄를 범하게 한 자는 죄를 실행한 자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고 명시돼있는데요. 대행업체뿐만 아니라 피해 학생까지 함께 처벌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교묘하게 진화한 폭력 양상에

맞춰 사이버 폭력 대응 방법까지 생겨났는데요.한 사설 업체가 홈페이지에 게시한 '가해자 대응법'을 살펴보면 무선 인터넷 접속기기 혹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해 학생의 SNS 계정과 휴대폰 데이터를 확보한다고 돼 있습니다.

'모든 정보를 수집한다'는 이용약관에 아이들 스스로 동의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노윤호 변호사는 "이 역시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할 수 없다"며 "그 아이는 게임의 약관인 줄 알고 동의를 하는 거고, 만약 합법적으로 정보를 취득했더라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한테 주게 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된다. 하물며 이거는 그 목적을 속이고 동의를 구하는 거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집단 폭행이나 사이버 폭력과 같이 아이들의 학교 폭력 양상이 점점 교묘해지고 악랄해지는 만큼 '이제는 사법적인 개입이 필요한 때'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최우성 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은 "학교 폭력의 범위를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한정하고, 그 외의 사안에 대해서는 사법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최 소장은 "지금 학교폭력의 정의가 너무 넓다"며 "학교 밖에서 이뤄지는 문제는 사법적인 판단으로 나가는 길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부연했습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걱정한다면 정당한 조치로 또 다른 가해자가 생기는 악순환의 굴레를 끊어내야 할 텐데요.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10309137800797?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