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학교폭력으로 소년분류심사원에 갔다가 1호, 2호 보호처분을 받은 청주 사례

 

1. 사건의 개요

부모님과 학생은 멀리 충청북도에서 올라오셨습니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학교에서 이미 전학 처분까지 받은 뒤였습니다. 문제는 형사고소까지 된 상황, 소년재판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처음 부모님은 재판만 받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곳은 생각지도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사건 기록을 보니 소년분류심사원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년분류심사원으로 가는 사건은 사건의 유형이나 학교폭력의 정도, 재판 단계에서 진행되는 절차 등 몇 가지 예측 가능한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법원에 갔다가 소년분류심사원에 가야 한다는 재판을 받으면 아이나 부모님이나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분류심사원에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모른 채 들어가게 됩니다. 부모님과 학생에게는 솔직하게 앞으로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학생이 소년분류심사원에 가게 될 것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부모님은 아이가 부모님과 떨어져 학교도 가지 못하고 시설에 들어가야 한다니 어떻게 해서든 피하고만 싶다고 하셨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정말 변화된 모습으로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부모님께는 심사원을 가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설령 자녀가 가게 되더라도 너무 슬퍼할 일이 아니라 판사님이 학생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우리 아이에게도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임을, 그러나 그 기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사원에서 아이 생활이 중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학생에게도 놀라지 않도록 심사원에서의 생활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심사원에 가게 되는 것에 대해 누구도 원망해서는 안 되며, 심사원에서 생활을 바르게 하고 반성의 시간으로 가져야 소년원에 가지 않고 다시 올 수 있다고 설명해 드렸습니다.

재판 당일, 예상대로 판사님은 소년분류심사원 3주를 결정하셨습니다. 아이는 곧바로 부모님과 분리되어 별도의 대기실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부모님은 마음의 준비는 하였지만 막상 결정이 나고 보니 쏟아지는 눈물을 한참 동안 멈추지 못하셨습니다.

2주 째 되던 날, 대전에 있는 소년분류심사원에 접견을 갔습니다. 길다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학생은 정말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미리 일러준 대로 심사원에서 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했습니다. 가족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일상의 학교생활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몹시도 그리워하였습니다. 학업을 놓지 않기 위해 학생은 부모님께 먼저 참고서를 넣어달라고 하였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끊임없이 책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어떤 사람이 될지 책을 통해 배워 나갔습니다.

아이를 변화시킨 건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도 참회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폭위에서 전학 처분을 받고 수사기관 조사를 받는 동안에도 그 누구도 학교폭력이 무엇이고, 왜 잘못했는지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저 막연히 잘못했다는 생각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교폭력 교육 프로그램을 보며 장난을 쳐도 서로가 재미있으면 장난이지만, 어느 한쪽만 재미있고, 상대방이 싫어하면 그것은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라는 가르침에 곧바로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큐멘터리 속 피해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과거 친구들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3. 결과 

부모님도 면회 때마다 매일 변화해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소년분류심사원에 보내주신 판사님의 뜻이 무엇이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판사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소년분류심사원에서의 3주 동안 시간이 끝나고 보호처분을 받기 위한 소년재판이 열렸습니다.

판사님은 학생이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바르게 생활한 모습을 참작하여 1호 보호자 감호 위탁과 2호 수강명령 20시간의 보호처분을 내려주셨습니다. 예상했던 보호처분보다도 낮게 내려주셔서 학생이 심사원에서 얼마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는지 실감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법정을 나서며 부모님은 또다시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러나 예전과는 다른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아이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되었다면 무조건 아이를 두둔하거나, 감싸거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방법은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내 아이가 더 이상의 학교폭력 가해자가 되지 않는 것, 더 나아가 바른 학생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일련의 절차들을 참회와 선도의 시간으로 가질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결국 내 아이를 위한 것입니다. 변호사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낮은 보호처분을 받을 때가 아니라 변화된 학생의 모습을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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