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자체종결]학폭위에 가지 않고도 가해학생 측에게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받은 사례

1. 사건의 개요

처음부터 학폭위를 원하는 학생과 부모님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학교에 괜한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닐까. 우리만 유난 떠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학폭위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떨까. 가해학생이 더 보복할 것이다는 등 학생과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어머니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사무실을 방문하셨습니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은 고등학교 동급생이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가해학생의 이간질, 욕설, 소문 유포 등 괴롭힘이 반복되었고 최근 더 심해진 괴롭힘으로 자녀가 성적까지 떨어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괴롭힘이 지속되다가는 학업까지 망칠 것 같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무실을 오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피해학생 어머니는 학교에 알리는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을 찾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학교에 알리면 틀림없이 가해학생의 보복이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피해학생이 학폭위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가해학생에게 가만두지 않겠다고 편지라도 써볼까, 가해학생을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되물었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명확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학교에 학교폭력 신고를 하고 공론화하는 것입니다. 학교가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학교가 피해 사실을 알아야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에게 어떠한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또 가해학생 부모님도 알아야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피해학생에 대한 제지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사적으로 접촉한다고 해서 가해학생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무서워하고 반성할 학생이면 애초에 가해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또 자칫 부모님들이 가해학생을 만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다가 가해학생 측에 빌미를 잡혀 가피해학생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머니께 학교폭력 신고가 왜 필요한지 알려드렸습니다. 어머니는 학교폭력 신고를 하시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피해학생의 의견입니다. 아무리 부모님이 학교폭력 신고를 하고 싶어도 피해학생이 원치 않아 하면 더 이상 진행이 어렵습니다. 노윤호 변호사는 피해학생을 직접 만나 왜 학교폭력 신고를 해야 하는지, 학교폭력 신고의 효과가 무엇인지, 피해학생이 앞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또 피해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학폭위는 가지 않되, 2019년 9월부터 시행된 학교장 자체 해결 제도로 해결하기로 하였습니다.


3. 결과 

처음 학교폭력 신고를 하자 가해학생은 자신이 오히려 피해자라며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해학생 부모님도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라며 부정하였습니다. 그러나 가해 증거를 보는 순간, 가해학생과 부모님은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학폭위를 가지 않는 대신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겠다고 하였습니다. 피해학생과 부모님은 거대한 존재 같았던 가해학생이 잘못을 인정하는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 약속 서약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아침에 세상이 바뀐 기분이라고 하였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수년간 가해행위가 반복되었던 이유는 바로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길고 긴 가해의 고리가 끊겼습니다. 한 번만 더 재발하면 이번 사건을 포함해서 학폭위에 상정한다는 서약서를 작성하였으므로 가해학생도 섣불리 재발하지 못할 것입니다. 피해학생은 이제 학교폭력의 두려움 없이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률사무소 사월은 학폭위로 가야할지, 학교장 자체 해결로 해결할지는 사안의 정도와 부모님,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떤 방법이 좋을지 최선의 방법을 논의합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하나가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방법은 학교폭력 신고와 공론화라는 것입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가해자가 가장 원하는 것은 피해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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