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소년분류심사원을 기회로 삼아 4호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부모님 곁으로 돌아온 인천 사례

 

1. 사건의 개요

“뭔 대한민국에 이런 법이 다 있어?!” 소년법정에 재판을 받으러 갔다가 아이가 소년분류심사원 3주 위탁 결정을 받아 법정에서 아이와 인사도 하지 못한 채 헤어졌을 때 밖에서 어머니가 한 말이라고 합니다. 부모 동의도 없이 어떻게 아이를 데려가냐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실제 소년분류심사원으로 갈 수 있는지, 아니 이런 제도가 있는지조차 모른 상태로 소년재판을 받으러 갔다가 법정에서 아이와 헤어졌을 때 부모님이 느끼는 당혹감과 황망함은 매우 큽니다. 의뢰인 부모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칫 이대로 다음 재판을 받다가는 아이가 소년원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부모님은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셨고, 그렇게 법률사무소 사월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아이를 접견하러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방문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은 20분 동안 정해진 시간에만 면회를 할 수 있지만 변호사 등 보조인은 시간의 구애 없이 학생과 면담이 가능합니다. 사건을 보니 사실 심각한 학교폭력 사안의 가해자였습니다. 후배들에게 수차례 집단 폭력을 가하고, 돈까지 빼앗았으니 어쩌면 소년분류심사원은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아이와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이는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심사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자신 스스로와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습니다. 부모님과 이처럼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본 적도 처음이었습니다.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는 친구가 아닌 가족들이고, 계속해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새로운 진로의 목표도 생겼다고 했습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서울소년분류심사원에 위탁된 000입니다. 저의 철없고 생각 없던 행동과 올바르지 못한 판단으로 비행을 저지르고 피해자들이 고통받았습니다. 그 피해자들에겐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또 저희 비행으로 가슴 아파했을 저의 부모님께 정말 죄송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판사님께서 이곳 분류심사원에 보내주심으로 저의 행동들을 돌이켜보며 반성하고 앞으로 저의 더 좋은 미래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비행이나 학생 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친구들은 멀리하고 학업에 충실하며 학생 신분에 맞는 행동을 하는 친구들과 서로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관계로 지내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반성문에는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느꼈을 아이의 반성과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3. 결과 

부모님도 매일 면회를 가면서 달라져 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소년분류심사원이 아이의 인생에 어쩌면 기회가 되었는지 모른다며 오히려 판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생이 다시 사회 밖으로 나왔을 때 비행을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소년재판에서 학교폭력 변호사의 역할은 소년분류심사원에서 학생이 얼마나 반성하고, 앞으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부모님께서 자녀에 대한 충분한 지도와 케어가 가능한지, 앞으로 사회에 나왔을 때 구체적인 양육 계획 등을 판사님께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시 보호시설로 위탁이나 소년원이 아닌 부모님 품으로 돌려보내도 되겠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입니다.

3주간의 소년분류심사원 생활을 마친 당일, 소년재판에서 의견서 상에 기재된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4호 단기 보호관찰 처분을 통해 마침내 아이는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 소년분류심사원에서 접견할 당시 학생은 나에게 그동안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심사원에 들어와 비로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와닿았다고 말했습니다. 세상 밖에서 살고 있는 나도 어쩌면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지, 밖을 나서면서도 몇 번을 읊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로부터 배우는 순간들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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