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학교폭력을 쉬쉬하는 명문고에서 학폭 신고로 피해를 인정받은 피해학생 대리 사례

1. 사건의 개요

초, 중, 고등학교 중 학교폭력 축소, 은폐를 하는 학교는 어디가 가장 많을까요. 그동안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체감한 것은 절대적으로 ‘고등학교’였습니다. 고등학교는 입시와도 직결되어 있고, 학교의 명예도 중시하다 보니 쉬쉬하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특히 명문 고등학교, 사립학교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가해학생이 전교 1-2등을 다투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라면 어떨까요. 굳이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예상하는 대로입니다.

피해학생 부모님은 아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조롱과 괴롭힘을 당한다며 토로를 한 적이 여러 번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학교폭력 신고를 하는 게 망설여졌습니다. 가해학생인 남학생은 전교 1-2등을 다투고 선생님들의 두터운 신임을 얻는 학생인데 과연 신고를 해서 제대로 다루어질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참고 넘어가자, 3학년이 되면 달라질 것이라며 아이를 달랬습니다.

그러나 피해학생은 고3이 되어서도 학교생활을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계속해서 그때의 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뒤늦게야 아이가 당한 조롱을 고스란히 알게 되었습니다. 남학생의 여학생에 대한 외모 비하와 조롱을 보고 부모님도 비로소 아이가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공감하였습니다.


2. 변호사의 조력

부모님은 큰 결심을 하고 사무실에 찾아오셨습니다. 해당 고등학교를 조회해 보니 최근 3년 동안 학폭위를 열지 않거나, 열어도 ‘조치없음’으로 무마시킨 기록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번 사건도 신고해봐야 조치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부모님은 꼭 학폭위를 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냥 묻고 넘어갔기에 아이는 여전히 고등학교 2학년 그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마저 졸업해 버리면 어떤 것도 책임을 묻지 못할 텐데 가해학생의 가해행위가 묻히게 되는 것은 막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예상대로 가해학생은 변명하기에 바빴습니다. 자신은 조롱이 아닌 좋은 의도로 이야기하였다며 거짓말도 하였습니다. 노윤호 변호사는 가해학생의 변명에 반박할 내용을 정리, 주장하고 왜 이것이 학교폭력인지, 피해학생이 얼마나 힘들어했는지를 설득하였습니다.


3. 결과 

마침내 가해학생의 행위는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어 징계가 내려지고, 피해학생에게는 상담 및 조언, 치료 보호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학폭위 회의록을 열람해보니 역시나 학교 측은 축소, 은폐하려는 태도가 역력하였습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은폐되지 않게 감시자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학부모 위원들이었습니다. 과반수의 학부모 위원들이 피해학생의 피해에 공감하였기에 비로소 학교폭력으로 인정된 것이었습니다.

학교폭력을 쉬쉬하는 학교 분위기, 소위 모범생이라 불리는 가해학생으로 인해 고등학교 때 겪은 학교폭력 피해를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신고를 결심하는 학생, 학부모님들이 늘고 있습니다. 졸업하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슬라보예 지젝은 말했습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유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 작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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